70. 딸이 백혈병에 걸린 후
2005년 11월에 딸애가 9개월밖에 안 됐을 때, 남편이 갑작스럽게 급성 골수성 백혈병 M5 유형이라는 진단을 받고 한 달도 안 돼 세상을 떠났어요. 그때 제 나이 23살이었는데, 너무 큰 고통이었어요. ‘이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은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마음에 막막하더라고요. 시집에서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가정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면서 애들 삼촌하고 같이 살라고 설득했어요.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1년 후에 저는 시동생하고 결혼했어요. 그리고 애가 아빠의 병을 유전으로 물려받았을까 봐 전문가한테 자문을 구했죠. 전문가가 그러는 거예요. “유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근데 애가 아직 어리니까 검사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애도 아빠처럼 백혈병을 앓다가 저를 떠날까 봐 걱정이 돼서 항상 근심을 안고 살았어요. 게다가 시모도 자주 화를 내면서 저한테 못되게 굴었기에 저는 사는 게 재미없다고 느껴 여러 번 죽으려고 했지만 애를 생각해서 계속 버텼어요.
2008년 11월에 친정 엄마와 한 자매님을 통해 전능하신 하나님의 말세 복음을 듣게 됐어요. 그때 제가 집안에서 일어난 일을 얘기했는데, 자매님이 이렇게 교제를 해 줬어요. “사람의 고통은 모두 사탄한테서 비롯된 거예요. 사람은 하나님의 피조물이라 하나님은 더 이상 사람의 고통을 지켜볼 수 없어서 사람을 사탄의 해악에서 구원하기 위해 하늘에서 땅으로 오셨어요. 앞으로 하나님을 믿고 따르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많이 보고 진리를 알게 되면 고달프지 않을 거예요. 하나님은 우리의 의지처예요.” 그러면서 자매님은 <하나님은 전 인류의 운명을 주재한다>라는 제목의 말씀을 읽어 줬어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안정제를 먹은 것처럼 뭔가 의지할 곳이 생긴 것 같았어요. 하나님께서 권병과 능력이 있으셔서 천지와 만물을 창조하시고 모든 사람의 운명을 주관하시니까 하나님을 잘 믿고 아이를 하나님께 맡기면 제 아이를 지켜 주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후로 저는 사직하고 예배와 본분 이행에 적극 임했어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남편의 반대와 핍박에도 구애받지 않고 계속 본분을 잘 이행하려고 했어요. 하나님께서 제 헌신을 보시면 분명 복을 주실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몇 년 동안은 아이가 감기도 잘 안 걸릴 정도로 무척 건강했어요. 저는 하나님을 믿기 참 잘했다는 생각에 하나님을 따라가겠다는 의지가 더 강해졌죠.
어느새 아이가 10살이 됐어요. 그게 2014년이었는데, 설까지 보내고 저는 본분을 이행하러 객지로 떠났어요. 근데 며칠 만에 시어머니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애가 계속 열나고 감기 기운이 있는데 낫지 않는다고요. 처음엔 ‘그냥 흔한 병이니 병원에 가면 되지.’라는 생각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보름 후에 시어머니한테서 갑자기 연락이 왔는데, 읍내 병원에서 검사했더니 백혈구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왔다면서 어쩌면 백혈병일지 모르니 시립 병원에 가서 검사해야 할 것 같다고 했어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철렁했어요. ‘백혈병? 지 아빠랑 같은 병이잖아? 그 병이면 끝인데? 애 아빠도 백혈병 진단받고 한 달도 못 살았는데, 애가 저 병에 걸리면 얼마나 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애가 언제라도 제 곁을 떠날 수 있겠다 싶어 겁나고 두려웠어요. 그래서 동역자 자매한테 사역을 간단히 인수인계하고 얼른 집으로 돌아갔죠. 차 안에서도 계속 눈물이 나 쉬지 않고 기도했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마음을 진정하고 하나님께 순종할 수 있도록 지켜달라고요. 근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 이제 막 리더로 뽑혀서 본분을 이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어쩌면 하나님께서 나의 믿음을 보시려고 검증하시는 것일지도 몰라. 난 하나님에 대해 믿음을 가져야 해. 그러면 하나님께서 내 믿음을 보시고 아이를 낫게 해 주실 수도 있잖아. 어쩌면 단순히 빈혈일 수도 있잖아.’ 그러면서 하나님께 아뢰었어요. ‘하나님은 제가 분량이 작은 줄 아십니다. 제 아이가 백혈병만은 아니도록 지켜 주세요. 애 데리고 삼사일 검사만 받고 바로 본분에 복귀하겠습니다.’ 이렇게 기도하니까 그렇게 괴롭지는 않더라고요. 집에 가 보니까 애 얼굴이 누렇게 뜨고 초췌해져 있었으며, 입술에는 혈색이 하나도 없고 한쪽은 헐어 있었어요. 그걸 보니 너무 가슴 아파 눈물이 났는데, 고개 돌려 참았어요. 저랑 남편은 애를 데리고 검사받으러 시립 병원으로 향했어요. 병원에 가면서도 울음이 터지면 주체를 못 할까 봐 계속 감정을 억제하려고 노력했어요. 검사를 받고 나서 의사는 애가 지금 적혈구랑 혈소판 감소가 심하고 백혈구 수치가 매우 높다면서 당장은 백혈병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했어요. 그리고 백혈병은 급성 림프구성이랑 급성 골수구성이 있으니까 골수 검사를 해 보는 걸 추천했어요. 근데 애가 많이 허약한 상태라 검사 상황을 잘 살펴보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진단을 받으니까 온몸에 힘이 빠졌어요. 그러면서 ‘이게 백혈병이지 뭐야? 그냥 확진하려고 골수 검사하려는 거잖아? 어떻게 애가 이 병을 앓지?’라는 생각에 너무 괴로웠고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어요. 그러면서 속으로 계속 하나님께 따지게 됐죠. ‘하나님, 제가 진심을 다해 당신을 믿었고, 아이를 당신께 맡겼는데, 어떻게 애가 이렇게 심한 병에 걸릴 수 있습니까? 하나님, 저는 하나님 믿은 지 몇 년 안 돼서 분량이 작습니다. 여기서 애를 잃으면 견디지 못합니다.’ 저는 괴롭고 힘든 기다림 속에서 계속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제 마음을 하나님 앞에 평온히 할 수 있게 해 달라고요.
그때 욥은 자녀들을 다 잃고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은 게 생각이 나서 몰래 PMP플레이어로 하나님 말씀을 봤어요. 『하나님이 사탄에게 말했다. “내가 그의 소유물을 다 네 손에 붙이노라 오직 그의 몸에는 네 손을 대지 말지니라”. 이 말씀이 끝나자 사탄은 물러갔다. 곧이어 욥은 갑작스럽고 맹렬한 공격을 받았다. 먼저 소와 나귀를 빼앗기고, 종들이 살해당했다. 이어서 양 떼와 종들이 불에 타 죽었으며, 그 후에는 낙타가 약탈당하고, 종들이 죽임을 당했다. 마지막에는 그의 자녀들도 목숨을 잃었다. 이것은 욥이 받은 첫 번째 시험으로, 이 일련의 공격에 그는 고통을 받았다. 이 공격에서 사탄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욥의 재산과 자녀들만 목표로 삼았으며, 욥 본인에게는 해를 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욥은 거액의 재산을 가진 엄청난 부자에서 순식간에 빈털터리로 전락했다. 이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충격은 그 어떤 사람도 감당하거나 똑바로 직면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러나 욥은 그의 비범한 일면을 보여 주었다. 성경에는 “욥이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며”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욥이 재산과 자녀를 잃고 난 후에 보인 첫 번째 반응이었다. 우선, 욥은 놀라지도 당황하지도 않았으며, 분노와 증오는 더더욱 없었다. 여기에서 욥이 마음속으로 이 모든 재앙은 결코 우연이나 사람에게서 비롯된 일이 아니며, 보응이나 징벌이 임한 것도 아니라, 여호와의 시련이 임해 여호와가 자신의 재산과 자녀를 거두어 간 것임을 확신했음을 알 수 있다. 이때 욥의 마음은 매우 차분했으며, 정신도 매우 맑았다. 욥은 순전하고 정직한 인성을 지녔기에 이성적이고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닥친 재앙을 정확히 판단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보통 때와 다른 냉정함을 보였다. 즉,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고 땅에 엎드려 경배한 것이다. ‘겉옷을 찢었다’는 것은 그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벌거숭이임을 의미하고, ‘머리털을 밀었다’는 것은 갓 태어난 아기처럼 하나님 앞에 돌아가겠다는 것을 뜻한다. 또 ‘땅에 엎드려 경배했다’는 것은 그가 벌거숭이로 세상에 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으며, 갓난아기처럼 자신을 하나님께 돌려 드리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에게 닥친 그 모든 일에 대한 욥의 태도는 어떤 피조물도 보여 줄 수 없는 것이었다. 여호와에 대한 그의 믿음은 믿음의 차원을 넘어섰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에 대한 욥의 경외와 순종이었다. 욥은 하나님이 내려 준 복에 감사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모든 것을 거두어 간 것에 대해서도 감사했으며, 나아가 자신이 가진 모든 것, 심지어 목숨까지도 자발적으로 하나님께 돌려 드릴 수 있었다.』(<말씀ㆍ2권 하나님을 알아 가는 것에 관하여ㆍ하나님의 사역과 하나님의 성품, 하나님 자신 2> 중에서), 『욥이 보여 준 하나님에 대한 경외와 순종은 인류의 모범이 된다. 그의 순전함과 정직함은 사람이 갖춰야 할 최고 수준의 인성이었다. 욥은 하나님을 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로 인해 그는 하나님을 경외했으며, 하나님을 경외하기에 하나님께 순종하였다. 그리하여 하나님이 그의 모든 것을 마음대로 거두어 가도 전혀 원망하는 바가 없었으며, 게다가 땅에 엎드린 채 하나님이 자신의 육체를 당장 거두어 갈지라도 원망 한마디 없이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욥의 이러한 모든 행동은 순전하고 정직한 인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말씀ㆍ2권 하나님을 알아 가는 것에 관하여ㆍ하나님의 사역과 하나님의 성품, 하나님 자신 2> 중에서) 욥은 자녀가 죽고 모든 재산을 빼앗기게 됐을 때, 자기는 하나님을 믿는데 왜 자녀와 재산을 잃게 됐냐고 따지지 않았고 원망하지도 않았어요. 욥은 그 일이 하나님의 허락하에 주어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차분하게 대했으며 입술로 범죄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엎드려 하나님을 경배하면서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찌니이다”(욥 1:21)라고 했죠. 욥은 하나님에 대한 참된 믿음과 순종을 보였어요. 근데 전 딸이 백혈병일 가능성이 커졌을 때 아이가 언제라도 제 곁을 떠날 것 같아 겁이 나 하나님께서 지켜 주거나 축복해 주지 않으셨다고 원망하면서 속으로 하나님께 따지며 아이를 잃지 않으려고 했어요. 보니까 저는 하나님에 대한 순종의 자세가 전혀 없었어요. 하나님을 원망할 뿐만 아니라 따지면서 요구까지 했으니 욥에 비하면 저는 정말 이성적이지 못했어요. 전에는 제가 하나님을 몹시 사랑하는 것 같았는데, 정작 일이 닥치니까 제 믿음에는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를 바라는 불순물이 있었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아이가 아빠의 백혈병을 물려받지 않게 하나님이 지켜 주시길 바랐던 거죠. 제가 하나님을 믿는 건 하나님을 이용한 거고, 하나님과 거래하고 하나님을 속인 거지 진심으로 하나님을 믿는 게 아니었어요. 이걸 깨닫게 되니까 너무 괴롭고 하나님께 죄송했어요. 그래서 얼른 사람 없는 곳에서 울면서 기도했죠. “하나님, 이런 말씀을 보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욥을 본받아 당신의 주재와 안배에 순종하겠습니다. 애가 백혈병 진단을 받더라도 순종의 자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이끌어 주시니까 마음도 훨씬 편해졌고 현실을 마주할 의지가 생겼어요.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확실히 백혈병이라고 했어요. 그것도 일반 백혈병이 아니라 치료하기 힘든 골수성 M5 유형이라고 했어요. 그러면서 의사가 “애가 열난 지 오래됐는데, 너무 늦게 오셨어요. 이미 악화된 상태라 항암 치료를 받는 것도 위험해요. 차라리 돈이 있으면 줄기세포 이식을 고민해 보세요. 줄기세포를 이식한다고 100% 살릴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 이 병의 경우는 생존율이 100만 분의 1입니다. 오래 버텨야 3개월이에요. 그리고 항암 치료를 받으면 애가 밥도 잘 못 먹을 거고 구토와 탈모증이 나타날 거예요. 지금 몸 상태가 많이 허약해서 항암 치료를 못 버틸 수도 있어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셔야 돼요.”라고 하는 거예요. 의사가 그렇게 말하니까 절망적이었어요. 아직 어린애인데, 항암 치료를 견디지 못하면 언제 죽을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어요. ‘하나님, 의사 말로는 애가 길어야 3개월이라고 합니다. 항암 치료를 못 버티면 바로 세상을 떠날 거라고 합니다. 하나님, 저 몇 년간 계속 본분을 이행하느라 애랑 함께하지도 못했습니다. 가족들이 반대하고 이웃과 친척들이 비웃어도 원망하지 않았어요. 제가 그동안 헌신한 걸 봐서라도 애가 조금만 더 살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럼 제가 애를 조금 더 돌보면서 미안한 마음을 메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도하고 나니까 제 요구가 참 이성적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너는 하나님을 믿음에 있어 어려움과 환난이 조금도 없기를 바란다’, ‘모래가 날려도 네 얼굴은 때리지 않으며’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떠올랐어요. 저는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는 틈을 타 얼른 PMP플레이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봤어요. 『너는 하나님을 믿음에 있어 어려움과 환난, 고통이 조금도 없기를 바란다. 너는 늘 이런 가치 없는 것들만 추구하고, 정작 생명은 한 푼의 가치도 없다고 여기며 자신의 사치스러운 생각을 진리보다 앞자리에 놓는다. 너는 너무도 무가치한 사람이다! 네가 돼지처럼 산다면 개돼지 따위와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 진리를 추구하지 않고 육적인 것을 좋아하는 자는 모두 짐승 아니겠느냐? 영이 없는 죽은 자는 모두 걸어 다니는 송장 아니겠느냐? 내가 너희 가운데서 얼마나 많이 말했더냐? 내가 너희 가운데서 행한 사역이 적더냐? 너희 가운데서 너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공급했느냐? 그런데 너는 어째서 얻지 못했느냐? 또 무슨 불평이 있단 말이냐? 네가 얻지 못한 것은 육을 너무 귀하게 여긴 탓이 아니더냐? 네 생각이 너무 사치스러운 탓이 아니더냐? 네가 너무 어리석은 탓이 아니더냐? 너는 이 복을 얻지 못한다면 하나님이 너를 구원하지 않았다고 원망할 수 있겠느냐? 너는 하나님을 믿은 뒤 평안만 얻고자 한다. 자식에게 병이 없고, 남편에게 좋은 직업이 있고, 아들이 좋은 배우자를 찾고, 딸이 좋은 남자와 결혼하고, 너의 우마가 밭갈이를 잘하고, 한 해의 농사가 잘되길 바란다. 네가 추구하는 것들은 이런 것들이다. 너는 오직 편안하게 살기만을 바라고, 너의 집에 나쁜 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며, 바람이 불어도 네 몸에는 불지 않고, 모래가 날려도 네 얼굴은 때리지 않으며, 홍수가 나도 네 집의 곡식은 잠기지 않고, 모든 재난이 너와 무관하길 바란다. ‘하나님의 품속’에서 살고 안락한 보금자리에서 생활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너처럼 육적인 것만 추구하는 못난 놈에게 마음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느냐? 영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느냐? 너는 짐승 아니겠느냐? 아무 대가도 없이 참도를 네게 베풀어 주었는데 너는 추구하지 않는다. 너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맞느냐? 진정한 인생을 베풀어 주었는데 추구하지 않는다. 그럼 너는 개돼지 따위가 아니겠느냐? 돼지는 인생을 추구하지 않고 깨끗함을 바라지도 않으며 인생이 무엇인지 모른 채 날마다 배불리 먹고 쿨쿨 잠만 잔다. 참도를 베풀어 주었건만 너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런 돼지 같은 삶을 계속하고 싶으냐? 그런 사람이라면 살아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베드로의 체험 ― 형벌과 심판에 대한 인식> 중에서) 하나님께서 폭로하신 말씀은 딱 제 상태였어요. 정말 너무 부끄럽더라고요. 하나님을 믿어서부터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본분을 이행했던 이유가 진리를 추구하고 하나님께 순종하기 위함이 아니라 가정이 평안하고 아이가 무사하길 바라서였죠. 하나님의 말세 사역을 받아들이고 나서 사람의 운명을 주관하시고 사람을 구원할 수 있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알게 되면서 저는 하나님을 의지처로 생각했고, 하나님 믿는 걸 마치 안전한 울타리에 들어온 것처럼 생각했어요. 저는 하나님에게서 복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본분을 이행했어요. 가족들이 아무리 가로막고 이웃과 친척들이 비웃어도 눈치 보지 않았거든요. 근데 정작 애가 길어야 3개월밖에 살지 못하고 항암 치료를 버티지 못하면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저는 딸을 잃을까 봐 하나님께 조건을 내걸었어요. 제가 헌신했던 걸 봐서라도 아이를 조금 더 살게 해 달라고 요구했죠. 아이의 병을 통해 복을 바라는 제 마음을 하나님께서 다 드러내신 거예요. 제가 하나님을 믿으면서 본분을 이행한 건 하나님을 이용하고 속인 거였죠. 기성 교파의 사람들이 바로 기복 신앙을 하잖아요. 그들은 하나님의 역사도 모르고, 하나님의 성품도 모르고, 하나님께 순종하지도 못해서 결국에는 하나님께 인정받지 못하고요. 지금 하나님은 심판하고 정결케 하는 사역을 하시는데, 저는 진리도, 성품 변화도 추구하지 않고 복받을 생각만 했으니 그게 종교인들과 뭐가 다르겠어요? 그제서야 지금의 상황은 하나님께서 저를 정결케 하고 구원하시려고 주신 상황이란 걸 깨달았어요. 이런 상황이 없으면 제 안에 숨겨진 패괴된 불순물과 사탄의 성품을 알 수 없잖아요. 정말 너무 후회돼 더는 하나님께 요구하지 않겠다고 회개했어요. 본분은 원래 제가 이행해야 하는 거지 그런 헌신으로 하나님께 무슨 요구를 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아이를 온전히 하나님의 주재와 안배에 맡기기로 했고, 아이가 사는 동안은 제가 잘 챙겨 주기로 했어요. 그리고 아이가 얼마나 살 수 있을지는 하나님의 지배에 따르기로 했어요.
그 뒤로 항암 치료를 했는데 애가 구토 증상도 없었고 괴로워하는 것도 없었고 밥도 너무 잘 먹었어요. 다른 환자들을 보면 구토 증상이 심했고 밥도 못 먹고 열도 나고 증세가 너무 심했거든요. 그걸 볼 때 저는 하나님이 지켜 주신다는 걸 알았어요. 보름 후에 애가 코를 판 탓에 감염이 됐어요. 처음에는 코가 아프다고 하더니 며칠 후에는 머리가 아프다고 했죠. 의사 말로는 백혈구 감소로 면역력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코가 감염되면서 전신에 염증 반응이 왔는데, 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고 했어요. 두통은 아마 뇌가 바이러스에 감염돼서 그럴 수 있는데, 만약 뇌에 다 퍼지게 되면 억제하기 힘들다고, 심각하면 두개골을 열어야 하는데, 그럼 돈도 더 많이 들고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했어요. 의사가 가고 나서 남편이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우리가 돈이 있다면 애가 몇 번 더 치료받을 수 있을 거고, 그럼 몇 개월이라도 더 살 수 있을 텐데, 지금 남은 돈으로는 1회기를 하기에도 부족해.” 그러면서 남편은 제가 그동안 돈을 벌지 않은 탓이라고, 돈을 벌었으면 치료를 더 해 줄 수 있었을 거라고 했어요. 그 얘기를 들으니 너무 괴로운 거예요. ‘만약 뇌까지 감염이 돼 버리면 지금 남은 돈으로는 1회기를 치료받는 것도 힘들 텐데, 앞으로 어디 가서 돈을 구하지? 치료를 포기하면 애가 언제라도 죽을 수 있을 텐데, 그럼 애를 더는 못 보게 될 텐데.’ 이런 생각에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저는 ‘사직하고 몇 년 동안 새 신자 양육과 복음 전파에 매진하면서 돈 한 푼 안 벌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사직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그동안 벌어 놓은 돈이 있었으면 한 회기라도 더 치료해 줄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순간 이건 하나님을 원망하고 있는 것이란 걸 느끼고 잘못된 생각이란 걸 인지했어요. 그래서 하나님께 제 마음을 지켜 달라고 조용히 기도했어요. 그러면서 하나님의 말씀이 없으면 굳게 서지 못하니까 말씀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애한테도 말했죠. “엄마 가서 밥해다 줄게. 너도 어린 크리스천이니까 머리 아프면 하나님께 많이 기도해야 해.” 그러니까 애도 “엄마, 나 기도할 거야.”라고 했어요.
집에 가서 PMP를 틀어 놓고 하나님의 이 말씀을 봤어요. 『사람들은 하나님의 지배와 주재를 알지 못하는 탓에 늘 반항심을 가지고 패역한 태도로 운명과 마주한다. 사람은 하나님의 권병과 주재, 그리고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 그들이 처한 상황과 운명을 바꾸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 헛된 바람일 뿐, 곳곳에서 좌절을 맛보게 된다. 영혼 깊은 곳에서의 이런 몸부림은 고통스러운 것이며, 그 고통은 마음 깊이 새겨지고 사람의 생명을 낭비하게 만든다. 그 고통의 원인은 무엇일까? 하나님의 주재 탓일까, 아니면 사람의 운명이 나쁜 탓일까? 둘 다 틀렸다. 한마디로 말해, 사람들이 가는 길, 사람들이 선택한 생존 방식이 근본적인 원인이다.』(<말씀ㆍ2권 하나님을 알아 가는 것에 관하여ㆍ유일무이한 하나님 자신 3>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보니까 모든 사람의 운명은 하나님께서 다 정해 놓으셨다고 하셨어요. 제 딸이 겉보기에는 아빠한테서 유전된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님의 주재에 따른 거고 그 고생을 하는 것도 아이의 운명이었어요. 근데 저는 제 능력으로 애 운명을 바꿔 보려고 했죠. 돈이 있으면 애가 조금이라도 더 치료받고 생명을 더 유지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하나님의 주재에 대해 몰라서였죠. 이웃 마을의 한 아이도 백혈병으로 죽은 게 생각났어요. 사실 그 집은 돈이 충분한데 치료를 몇 달 못 받고 죽었거든요. 돈이 있어도 사람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는 없는 거더라고요. 사람의 생사는 다 하나님께서 주재하고 안배하시니까 수명이 다하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목숨을 구할 수 없는 거죠. 욥이 자녀를 잃었을 때를 보면, 그는 마음이 괴롭고 힘들었지만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고 입술로 범죄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하나님의 주재에 순종했죠. 그리고 아브라함도 100살에 얻은 아들을 하나님께서 제물로 바치라고 했을 때 괴롭고 아까웠지만 그래도 하나님께 이유를 따지거나 조건을 걸지 않고 하나님의 주재에 순종하며 이삭을 바쳤어요. 욥과 아브라함은 모두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하나님의 주재와 안배에 순종했는데, 그들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께 순종하며 자기 감정대로 하지 않았어요. 저는 하나님을 믿을 때부터 여태껏 제 감정에 따라 살 뿐, 하나님의 지배에 순종하지 못했고, 계속 제 딸이 무탈할 수 있게 지켜 달라고 하나님께 조건을 달았어요. 정말 저는 이성적이지 못했죠. 이걸 생각하니까 더는 애 병이 걱정되지 않았어요.
다시 병원에 갔더니 애가 그러는 거예요. “엄마, 나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봤어요. 엄마가 간 후에 머리가 아파서 기도했는데, 기도하고 나니 머리가 아프지 않았어요.” 그 뒤로 두통은 없어졌고 바이러스가 뇌에서 더 이상 퍼지지도 않았어요. 하나님께 너무 감사했어요. 애는 병원에 있으면서 매일 기도했고 항암 치료에도 조금씩 적응하면서 병세가 어느 정도 잡혔어요. 어느덧 1년이 지났고 애 상황은 악화되지 않았죠. 그러다 2016년 4월이 됐을 무렵에 7번째 항암 치료 과정을 맞았어요. 그때 애가 기침을 좀 하길래 검사했더니 바이러스가 재발하여 폐까지 감염이 됐는데, 첫 번째보다 더 심한 상태라는 거예요. 이미 고위험 구간이라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거예요. 그 결과를 들으니까 너무 괴로웠어요. 그러면서 애가 이제 수명이 다했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순종할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치료 비용도 우리가 감당할 수준이 안됐는데 간호사는 빨리 치료비를 내라고 재촉했어요. 애가 그걸 듣고 슬픈 표정으로 그러는 거예요. “엄마, 나 약 끊으면 죽는 거 아니야?” 그리고 저한테 쪽지를 써 줬는데, “난 왜 이런 병에 걸렸을까요? 난 아직 어린데, 학교도 가고 싶고 죽고 싶지 않아요. 나 아직 이 세상을 만끽해 보지도 못했는데….”라고 쓴 거예요. 애가 그런 말을 하니까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어요. 물론 애의 목숨도 하나님께 달렸다는 걸 알았지만 애를 잃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나중에 하나님의 이 말씀을 보게 됐어요. 『한 생령의 죽음, 육체 생명의 마감은 이 생령이 물질세계에서 영계로 들어감을 의미하고, 새 생명의 탄생은 이 생령이 영계에서 물질세계로 넘어와 자신이 맡고 담당한 역할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 가는 것도, 오는 것도 모두 영계의 사역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사람이 오는 것, 한 사람이 어떤 가정, 어느 시대, 어느 시각에 와서 어떤 역할을 맡는지는 모두 영계에서 하나님이 적절히 안배하고 정했다. 그러면 이 사람의 일생, 해야 할 일, 가야 할 길은 영계의 안배대로 조금도 어긋남 없이 전개된다. 그리고 이 육의 생명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디서 끝나는지도 영계에서는 분명하게 알고 꿰뚫어 보고 있다. 하나님은 물질세계를 주재하고 영계도 주재하고 있기 때문에 한 영혼의 정상적인 생사윤회를 그르치지 않고, 한 영혼의 생사윤회를 잘못 안배하지도 않는다. 영계의 각 직위에 있는 일꾼은 하나님의 지시와 하나님의 규정에 따라 그들의 임무를 수행하며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류 세계에서 사람에게 보이는 모든 물질 현상이 아무 혼란 없이 질서 정연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법칙에 따라 만물을 주재하기 때문이자 하나님의 권병이 모든 것을 주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주재하는 모든 것에는 인류가 살아가는 물질세계는 물론, 인류 뒤에 있는, 사람이 볼 수 없는 영계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인류가 좋은 생활과 좋은 생존 환경을 원한다면 사람이 볼 수 있는 모든 물질세계의 공급 외에, 인류를 위해 생령을 관리하는 영계의 질서 있는 공급도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만물 생명의 근원이라고 했는데, 이 ‘만물’에 대해 오늘 한 가지 더 알게 되지 않았느냐? (네.)』(<말씀ㆍ2권 하나님을 알아 가는 것에 관하여ㆍ유일무이한 하나님 자신 10>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보면서 사람의 운명은 다 하나님의 주재와 안배에 따라 정해지는 거니까 한 영혼이 왔다가 가고, 갔다가 다시 오는 것에도 다 사명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또 하나님께서 영계에서 정해 놓은 사람의 생사는 1분 1초의 차이도 없다고 하셨고, 사람의 영혼이 영계로 돌아가는 것도 하나님 손에 달렸으며, 하나님께서 적절히 안배하신다고 하셨죠. 각 사람이 살 수 있는 연한은 모두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거니까 저는 하나님의 주재와 안배에 순종하며 아이가 세상을 떠나는 걸 담담하게 마주해야 하는 거죠. 이걸 깨닫고 나서 아이한테 이렇게 말했죠. “우리 모든 사람은 영계에서는 다 고독한 표류체란다. 근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물질세계에 보내 주셨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만드신 이 모든 걸 누리게 된 거지. 또 우리의 숨결도 하나님이 주셨거든. 하나님께서 이 숨결을 주지 않으셨으면 엄마가 너를 낳아도 너는 살지 못했을 거야. 태어나자마자 죽는 아이도 있는데, 그래도 넌 지금까지 크면서 하나님이 주신 모든 걸 누렸으니까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훨씬 낫지 않겠니? 그래서 얼마나 살게 되든 하나님의 안배에 순종해야 해.” 애도 그 말을 듣고 그렇게 겁내지 않았어요. 퇴원 후에 동네 아이들과 노는 걸 보니까 밝아 보였어요. 그리고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엄마, 나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나에게 숨결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릴 거예요. 그러다 내가 수명이 다하는 날이 오면 순종할 거예요.” 두 달 후인 2015년 6월 26일에 제 딸은 영원히 제 곁을 떠났어요. 다행히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인도해 주셔서 저는 딸의 죽음을 바르게 대할 수 있었고 담담하게 받아들였죠.
괴로웠던 날들을 버텨 올 수 있었던 건 하나님 말씀의 인도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일을 바라볼 수 있게 이끄셨고, 제가 기복신앙이라는 그릇되고 터무니없는 관점을 갖고 있는 걸 깨닫게 했어요. 그리고 저는 사람의 생사는 모두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거란 걸 알게 되면서 딸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고통에서 나올 수 있게 됐어요. 정말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 길, 생명이심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어요.